라이브러리컴퍼니
흥행 공식 새로 쓴 라이브러리컴퍼니, 작품 절반이 '대박'
라이브러리컴퍼니 공연작품의 성패는 탄탄한 팬덤을 보유한 IP와 실력있는 창작진을 앞세운 덕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물량 공세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 다양한 작품을 시장에 선보여 외성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전략을 구사한 게 먹혔다.
연극·뮤지컬사업 진출 2년 차인 올해도 순항 중이다. 선보인 작품의 절반이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최근 개막한 야심작 <고스트 베이커리>로 2024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라이브러리컴퍼니에 따르면 올해 개막한 작품의 절반가량이 손익분기점을 한참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제작비 상승과 스타급 배우 캐스팅이 일반화되면서 공연계 손익분기점은 객석점유율 60~70% 수준까지 높아졌다. 40~50%대 객석점유율로도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소형 극장 역시 대형 극장과 비슷한 수준까지 손익분기점 허들이 높아졌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초연작은 인지도를 쌓은 재공연 작품에 비해 관객을 모으기 어렵다"며 "특히 마케팅 예산이 적은 대학로 공연은 경쟁이 치열해 초연작의 성공 가능성이 더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라이브러리컴퍼니의 성적표는 달랐다. 2년 연속으로 전체 공연 작품의 절반을 흥행시켰다. 2023년 첫 흥행작으로 연극 <바닷마을 다이어리>와 뮤지컬 <렛미플라이>를 꼽을 수 있다.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평균 객석점유율 96%, 유료 객석점유율 86%를 기록하며 사실상 전석 매진 행진을 이어갔다. 이 작품은 높은 흥행성적에 힘입어 내년 1월 재연이 확정됐다.
<렛미플라이>는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유료 관객 2만7000여명을 동원하며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74%를 기록했다. 무료 관객까지 포함한 실제 객석점유율은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세는 올해도 이어졌다. 올해 선보인 작품 12편 중 5편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라인선스 연극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사운드 인사이드>는 각각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86%, 72%를 기록했다. 유료 관객 수는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2만여명, <사운드 인사이드>는 3만여명에 가까웠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특히 현재 상연되고 있는 <긴긴밤>의 인기가 많은 편이다. 대학로의 소극장 작품인데도 유료 티켓 판매량이 2만장을 넘겼다.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은 70%이며 무료 관객까지 포함한 전체 객석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국립정동극장에서 선보인 <섬:1933~2019>은 1만9886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하며 84%에 이르는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을 달성했다. 뮤지컬 <브론테>는 4만명 넘는 관객을 확보하며 시장성을 입증했다.
작품성도 인정 받았다. <렛미플라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뮤지컬 시상식인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섬:1933~2019>과 <긴긴밤>은 각각 작품상과 대상 후보에 올라 있다.
라이브러리컴퍼니의 작품 성과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데이터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500석 이하 중·소극장의 평균 객석점유율은 40%에도 못 미쳤다.
오랜 업력을 자랑하는 대형 공연제작사도 초연작 흥행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초연작 3편 중 1편만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수준이다. 해외 작품의 음악과 대본, 연출을 그대로 들여온 라이선스 공연도 고전하는 사례가 많다. 제작사들이 초연작 배우를 캐스팅할 때 출연료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스타급 배우를 섭외하는 이유다.
라이브러리컴퍼니의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올해 연말 대목을 겨냥해 내놓은 <고스트 베이커리>가 19일 개막했다. 600석 규모의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이 작품은 내년 2월 막을 내린다. 뮤지컬 <긴긴밤>과 <테일러>, 연극 <타인의 삶>도 내년 초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업계에서는 연말이 성수기로 꼽히는 만큼 이들 작품들이 올해 실적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김명은 라이브러리컴퍼니 최고콘텐츠책임자(COO)는 “우수한 출연진과 창작진, 그리고 인기가 검증된 IP를 활용해 흥행을 예측할 수 있는 공연사업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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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기자